아들아 보아라
그리운 아들아 보아라 여름이 보이는 것 같구나 공장 갔다 돌아오는 까만 밤길에 개구리는 무슨 전쟁같이 우는구나 잘 지내고 있느냐 네 소식이 하도 그리워 까막눈인 나가 이렇게 연필을 들었다 한식날 네 아버지 무덤가에 머리카락 같은 풀들을 솎아내고는 떠나면서 못내 아쉬워하던 네 눈을 기억한다 아들아 보고 싶구나 내 니가 집으로 안 내려오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야 간다마는 그래도 한 달에 한두 번은 내려오거라 내 니가 어무이 보고 올라가면 싱숭생숭 아무것도 못한다는 거 다 안다 하지만 니 아버지 가신 뒤로 나는 니 하나만 하늘같이 바라보고 사는기라 그래 내 등이 이리 굽어도 나는 즐거운기라 이제 걱정 팍 집어던지라 해도 니는 아직도 내 옷고름 옆에서 코 흘리고 있는기라 김용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