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굶은 날
먹을 것 떨어져 아침을 굶고 자리에 힘없이 띵한 머리로 누운 날은 집으로 가고 싶다 그냥 그대로 스르르 눈을 감고 누으면 고향의 그 푸르른 파도와 어머니의 따스한 손길이 나를 감싸고 아, 나는 어느새 고향으로 가는 차에서 내려 그리도 가고 싶었던 시골집 눈에 익은 신작로와 그 옆으로 펼쳐진 모래사장과 짠 바람과 마음 좋은 고향 아저씨를 만난다 골목을 꺽어 들어 무너진 담벼락에 너울진 호박 넝쿨과 문턱을 넘으면 아, 어머니 그리운 나의 어머니 성글한 눈과 덥썩 안아 오는 포근한 품속 먹을 것 떨어져 아침을 굶은 날은 그냥 그대로 집으로 가고 싶다 김용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