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오는 밤1
잠이 안와 뜬 눈으로 새우는 밤에는
어둠 새로 온갖 생각이 머리를 들쑤신다
작년 여름
징한 세상 폐암으로 돌아가신
이른 둘 아버지가 먼저 나타나
그렁그렁한 눈으로
바라만 보시다 마지못해 가시고
가끔씩 수술자리가 아프시다던
예순의 어머니가 오셔서
30년 괘기 독으로 오른 붉은 손으로
나를 붙잡고 우신다
야야 내등이 이리 굽어도 니만 있으면
나는 즐거운 기라
카랑카랑한 눈으로 누이들도 나타나
아버지는 니 때문에 죽은기라
감기가 뜬금없이 암이 되나
니놈만 아니면 한 십년은 더 사셨을거다
핏대를 올리다 올리다 젯 풀에 꺾여
사라진다
술기운으로 잠 안오는 그런 날이면
잠 안오는 밤보다
푸석하게 부어오른 아버지 얼굴이 더 무섭고
그런 날이면, 정말이지 구들장 밑으로 들어가
벌레라도 되고 싶다.
김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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