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시간
수학 시간이었지
창밖으로 목련이 지고 있었으니까
아마도 봄이 꽉 찬 어느 날이었어
문제만 써 놓고 칠판만 멀뚱하게 바라보는 내게
선생은 이렇게 말했어
그만한 문제도 못 풀면 네 놈이 할 일은
배나 타고 공사판에서 벽돌이나 나르는
단순노동자 밖에 없어
아이들이 웃었고 난 얼굴이 벌게진 채로
자리로 돌아오고 말았어
그때 넌 왜 말하지 못했니
우리 아버지의 삶이 뭐가 어떠냐고
난 커서 아버지처럼 배를 탈 거라고
아버지의 삶을 비참하게 만든 건
당신이지 아버지가 아니라고
그 후론 난
교단에 올라 선 수학선생님의 통통한 배를 보면
사장님네의 배를 생각했지
그는 교단에 서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우리 아비들의 삶 위에
올라서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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