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를 이리 만드는 것일까?

선선한 여름 바람이 아버지의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흔들고 있었다
아버지의 등 뒤로 붉은 노을이 진지 오래고
아버지는 오랫동안 말이 없었다

무슨 생각을 저리도 골똘히 하시는 걸까?

죽어서까지 어긋나기만 하는 스물 둘 막내아들의
불안전한 장래를 생각하셨을까?

아니면 시집마저 불우한 탄촌으로 간 막내 누이를 생각하시는 걸까?

아니면 이북 어디메쯤에서 살고 있을지 죽었을지 모르는
지금은 오십 나이는 됐을 북에 두고 온 아들들에 대해서 일까?

나는 병실 창가에 서서 부어오른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만 보았다

어머니, 아버지는 살리고 봐야지요
어머니도 울고 나도 울었다

산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서러움과 울음의 연속일까

나는 그 날 저녁 내내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느냐는
어머니의 말을 아침이 오도록 생각하고 있었다

무엇이 우리를 이리 만드는 것일까?

고달프게만 살아온
저물어가는 일흔 한 살 아버지의 생과

육십 평생 어머니의 생을 생각했다

무엇이 우리를 이리 만드는 것일까?

김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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