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어제 죽지 못한 서러움으로
다시 사는 하루살이처럼
어제 밤 빠알간 빛에
반 쯤은 타버린 날개를 편다

어제 밤
불을 향해 가던 나의 날개가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히고
나는 쓰러지고
날개는 찢어졌다

찢어진 날개를
가느다란 두 팔에 얹고
다리를 들고 일어선다

창 너머엔 불이 있고
나는 또 날개를 편다

(삶이란, 수 없이 다가오는 벽돌을 깨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깨고, 나아가고 또 깨고, 그러면서 가는 것이다.)

김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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